전체 글29 I Love to Love 컨트리 앤 웨스턴, 탱고, 왈츠, 자이브, 스윙, 폭스트롯, 디스코, 뱀파이어들은 정말 낮에 자고 밤에 일을 하나요? 거울에 비치지 않고 심장에 말뚝이 박히면 재로 변하나요? 이 밤중에 사랑스러운 아내를 두고 어디로 향하나, 그런 웃음을 입꼬리에 박제해 둔 채. 중년의 여자는 나가기 전 어찌나 단단히 고정했는지 몇 시간씩 파티에 몸을 맡겼음에도 처음 틀어 올린 그대로 머물러 있는 머리칼이 흐트러지는 것에 아랑곳 않고 칵테일 드레스를 입은 그대로 털썩 침대에 눕는다. 나와 같이 두 발이 아프도록 밤새워 춤을 췄잖아요. 흰 시트에 얼굴을 부비거든 요즈음 부쩍 늘어난 주름을 감춰주었던 짙은 화장의 일부가 옮겨붙는다. 그녀는 마스카라와 루즈가 번진 얼굴을 든다. 볼룸의 조명에 달아오른 열기가 채 식지 않은 뺨에.. 2026. 4. 13. Merry Christmas, Mr. Yurevich. https://youtu.be/WJnrgvivZ1E?si=IARgPHozmqXccQpA(~크리스마스 무드의 홀리한 bgm~)(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닐수도 있겠습니다)복귀 후 첫 주는 설탕으로 이뤄진 것도 아니면서 흔적도 없이 여름의 축축한 공기에 녹아 사라지더니 그 몇 주가 몇 달이 되고, 그 몇 달조차 제법 쌓여 그렇게나 무덥던 나날들이 어느 순간 완전히 바뀌어 버렸다. 나무의 잎들은 아직 색이 변하지 않았지만 아침은 꽤 쌀쌀했고, 가을의 초입을 여는 비 소식을 그 어떤 신체 부위보다 빠르게 알려주는 건 무릎 뒤쪽의 통증이었다. 얼마 전 수를 줄였던 진통제의 개수를 손 안에서 한참 만지작거리다 원래처럼 하나를 더해 삼키려던 참에 진동음이 짧게 끊겨 울렸다. 새 계약 파트너의 이름으로 떠 있는 메시지 알림.. 2025. 12. 25. White Out(下) 그가 뭐라도, 변명 안부인사 농담 같은 것. 서로 연관은 없는-그러나 무엇이든지 이 순간을 지나쳐 보낼 수 있을 어떤 말을 뱉기 전 먼저 둘 사이의 침묵을 깬 것은 미하일이었다. 있지, 한나. 이제 좀 용서 받는 기분이라도 들어? 이리저리 돌리는 것 하나 없이 바로 상대의 폐부를 꿰뚫어 들어가는 그런 말. 애초에 당신이 왜 죄책감에 시달리는지도, 어떤 잘못을 했다고 생각하는지, 거기서 도망치려고 본인을 딱 죽지 않을 정도로만 괴롭히는지, 밤마다 꿈자리에 뭐가 따라붙어서 잠을 잘 수 없는지 난 잘은 모르지만, 이 모든 헛짓거리 하고 나면 적어도 속죄라도 되는 기분이야? 그러기라도 해야지. 당신 인생을 이렇게 꼴아 박고 있는데. 미하일 유리예비치 선수의 라이트 훅이 상대의 좌측 갈비뼈 사이에 정확히 들어갑니.. 2025. 1. 6. Candidate - 이렇게까지 완전 보통의 데이트를 하려고 했던 건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데이트를 해버리고 마는 크리스마스의 한나일. -씨씨님(Sissi_do)커미션으로 작성하였습니다.(공백 포함 3159자) 과자 한 봉지를 뜯어 들고 한나 아직 안 들어왔어? 하고 만트라에게 물어보거든 돌아오는 대답이 한나가 안 보이는 이유가 아니라. 로버, 저녁에 꽃다발하고 들고 갈 선물로 캐시미어 스카프는 별로예요? 당일 배송에 25프로 세일도 하는데. 하는 말이었던 것도 평범한 크리스마스다운 일이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급하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고르고 있는 그가 무려 아내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당일 오전에 살 만큼 일 때문에 바빴다는 걸 여기 사람들이야 모두 알지만 그의 아직은 '전'이 아닌 아내가 이 사실을 알아낸다면 이해해 .. 2023. 12. 5. 이전 1 2 3 4 ···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