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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ow Over the Bay 라코니아 외곽 숲의 번듯한 집이 지역 사람들에게는 공공연한 가십거리가 되던 시절이 있었다. 부기맨이 아이들을 잡아간다는 숲과 가장 가까운 가장자리에서도 가장 가장자리인 곳에 위치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사람들은 여러 말을 떠들 줄 알았고, 도심과 멀어 불편한 점도 더해지고, 이렇고 저런 이유들, 숲에서 들리는 짐승 혹은 짐승 아닌 것들이라는 소문의 비명들, 그렇기에 오랫동안 사는 사람도 없이 버려졌던 그 집을 한 남자가 사들인 것이 약 2년 전이다. 여기서 사시려고요? 양도 서류에 푸른 펜으로 이름을 휘갈겨 쓰는 남자에게 전 주인은 확인이라도 받듯 되물었다. 남자는 무표정하게 어깨를 으쓱여 보이며 전망이 좋다고 대답한 것이 다일 뿐이다. 우리 집 이름도 지을까요? 바짝 밀려 까끌거리는 뒷목을 매만지며 카이는 .. 2020. 6. 12.
Toréador, en garde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0. 6. 10.
Ronove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0. 4. 11.
All Is Soft Inside 복잡할 건 없었다. 23은 그의 것이기도 했으니까. 호텔 23의 의사는 여전히 나이트맨이었고 호텔은 언제나처럼 철저한 정기 회원제였으나 여느 윗대가리 하나 제대로 들리지 않는 변두리 지부가 그렇듯 23은 호텔의 하나뿐인 의사라는 놈이 그 놈의 룰을 느슨하게 유지하고 있었을 뿐이다.(빌어먹을 룰. 나이트맨은 아무도 23에 그냥 들어올 수는 없다며 성질을 빽 쳐댔다만 그 속이 빈 말을 정녕 환자들이 믿기나 하는지 의문이었다. 어느 곳에서나 충분히 위협적이지는 않은 제 자신을 미루어보건데 조만간 그는 환자에게 죽고 후임이 올 것 같았다.)그래도 알아서 잘 해나갈 줄 알았지. 나이트맨은 마지막으로 울프심을 본 날을 기억하며 몸서리를 쳤다. 총알이 박힌 건 벽 뿐이 아니었다. 여기서 아기 고양이라도 돌볼 줄 알았.. 2020. 3.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