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未完 그래서 그 내후년의 결혼 이야기는 어떻게 되었을까?그는 내심 궁금했지만 그때에도 그와 남자는 오래도록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걷고 있었다. 아마도. 아마도 그 결혼은 그와 남자의 성탄절 계획처럼 어그러졌을 것이다. 다 큰 남자 둘이 휴일에 모여 시간을 때우기에 무난한 것들만 모아 뒀던, 둘 중 누가 전화 한통만 해도 취소할 수 있을 만큼 영 평범하고 지루했던, 그렇지만 그는 조용히 기대했던 그 단순했던 계획처럼 그랬으면 좋겠다고 그는 생각했다. 꽁꽁 얼은 빙판 위에서 기우뚱 넘어지거나 공책에 남의 글을 베껴 쓰는 것 따위의 일과 남자의 결혼이 같은 무게를 가진 일이었으면, 그래서는 남자가 이 상황에서 그 자신의 결혼 같은 건 생각도 하지 않았으면, 그렇게 남자가 생각도 않는 사이에 이 상황이 남자의 결혼을.. 2020. 2. 18.
destruction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0. 2. 5.
11-14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19. 11. 14.
float on 새벽 4시쯤에 그는 끈적거리는 몸을 추스르며 널브러진 몸뚱이들 사이에서 빠져나왔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사람의 몸과 몸이 겹쳐 들러붙는 기분이야 섹스 뒤에 충분히 즐길 만했지만 오늘은 정말 짧게라도 잠을 잘 필요가 있었다. 안 그래도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누군가가 옆에 있으면 잠을 잘 수가 없는 수면 습관에 더해 한 해의 이맘때엔 약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할 때가 있었다. 괜한 거부감에 기피하던 것도 며칠이지, 보는 사람 짜증나니까 수면제 처방받고 잠 좀 자란 권고 아닌 권고를 동료에게 들은 것이 얼마 전이었다. 가는 거예요? 침대에 널브러진 둘 중 하나는 어깨 밑으로 떨어지는 긴 곱슬머리를 가지고 있었지만 겨울의 초입에 접어드는 요즈음엔 해가 느려 여전히 밤에 가까운 새벽의 어둠 속에선 그 머리칼이 무.. 2019. 10. 31.